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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8 장
씨름하던 밤*

야곱이 하나님의 지시에 순종하여 밧단아람을 떠났지마는 27년 전에 도망자로서 지나갔던 그 길을 되돌아 올 때에 여러 가지 불안한 생각이 머리에 떠올랐다. 아버지를 속인 죄는 언제나 그의 앞에 아른거렸다. 그는 자신의 오랜 유랑 생활이 그 같은 죄의 직접적인 결과임을 알고 그 일을 주야로 깊이 생각했으며 양심의 가책은 그의 여행을 매우 슬프게 만들었다. 고향의 산들이 멀리 바라보일 때에 이 족장의 마음은 깊이 감동되었다. 지난날의 모든 일들이 그의 앞에 생생하게 떠올랐다. 자기 죄에 대한 기억과 아울러 그를 향한 하나님의 은총과 도와주시고 인도하여 주시겠다는 그분의 약속이 함께 떠올랐다.
그는 여행의 끝이 점점 가까워짐에 따라 에서에 대한 생각으로 여러 가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야곱이 도망한 후에 에서는 자기 자신이 아버지의 재산에 대한 유일한 상속자라고 생각하였다. 야곱이 돌아온다는 소식은 에서로 하여금 야곱이 상속권을 주장하기 위하여 오고 있다는 두려움을 일으킬 것이었다. 에서는 지금 마음만 먹는다면 그의 아우를 크게 해할 수 있었다. 그는 복수하고 싶은 욕망에서 뿐 아니라 그가 오랫동안 자신의 소유라고 생각해 오던 재물에 대한 안전한 소유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야곱에게 폭력을 사용할 수도 있었다.

주께서는 다시 야곱에게 하나님께서 보호하고 계시다는 증거를 보여 주셨다. 야곱이 길르앗산에서 남쪽으로 여행할 때에 두 무리의 하늘 천사들이 그의 앞 뒤를 호위하고 마치 그의 일행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양 그 무리와 함께 전진하였다. 야곱은 오래 전에 벧엘에서 본 계시를 회상하고 그가 가나안으로부터 도망할 때에 그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던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의 귀환 길을 수호하는 자들이 될 것이라는 증거를 보고 그의 무거웠던 마음이 점점 더 가벼워졌다. 그리고 그는 “이는 하나님의 군대라 하고 그 땅 이름을 마하나임(두 군대 혹은 진영)이라 하였”(창 32:2)다. 그러나 야곱은 자신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느꼈다. 그러므로 그는 먼저 사자들을 보내어 그의 형에게 위무적(慰撫的)인 인사를 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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